세상엔 우리를 꿈꾸게 하는 책도 있고, 또 우리에게 현실을 일깨워주는 책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책도 작가에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 자신에게 얼마나 정직하게 글을 쓰느냐 하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p.7:13~19)

우린 삶의 매 순간 한발은 동화 속에, 또 한발은 나락 속에 담근 채 살아가고 있으니 그냥 이렇게 시작하도록 하자.(p.15:5~7)

사랑은 상대의 존재보다는 부재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그와 함께 있을 때보다 혼자 있을때 사랑은 증폭되었다. 그녀는 끊임없이 그 청년이 보고 싶었다.(p. 22:6~8)

삶은 아주 빠르다. 삶은 우리를 천국에서 지옥으로 데려다 놓는다. 단 몇 초 사이에.(p. 24:14~15)

아무래도 내가 옳지 못한 결정을 내리려는 것 같다. 하지만 실수 역시 앞으로 나아가는 한 방식 아닌가. 세상은 나에게 뭘 원하는 걸까? 위험을 무릅쓰지 말라고? 삶에게 용기 있게 '그래'라고 말 한 번 못 해보고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라고?(p.44:15~18)

가난한 남자와 행복하게 사는 것보다는 돈 많은 남자와 불행하게 사는 게 더 낫다.(p.53:12~13)

사랑따위에는 조금도 얽매일 필요가 없다. 난 처음에 네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았어. 하지만 돈이면 뭐든지 살 수 있다. 진정한 사랑까지도. 네 아버지는 돈마저 없었지만!(p.54:4~7)

'기회를 놓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녀는 아주 일찍이 깨달았다. 하지만 '난 널 사랑해'라는 말은 그녀가 스물두 해를 살아오면서 수없이 들은 말이었다. 이제 그녀에겐 그 말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말에는,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진지하고 깊은 감정이 한번도 따라온 적이 없었으니까.(p.55:6~11)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세상의 제물일 수도 있고, 자신의 보물을 찾아 떠난 모험가일 수도 있다. 문제는, 내가 어떤 시선으로 내 삶을 바라볼 것인지에 달려있다. (p.60:19~21)

첫째, 생각하는 것을 말하지 못하는 한 결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이곳 말을 배워야 한다.
둘째, 모두 똑같은 것을 추구하고 있는 동료들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한다. 아직은 그럴수 있는 해결책도 방법도 없지만.(p.62:18~21)

이곳에 온 지 정말 오래 된 것 같다. 아직 이 곳 말을 못 한다. 라디오로 음악을 듣거나, 벽을 골똘히 바라보거나, 브라질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하숙집에 잇을 대는 일할 시간만을, 일을 할 대는 하숙집으로 돌아갈 시간만을 초조하게 기다린다. 현재가 아닌 미래를 살고 있는 셈이다. 언젠가는 항공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브라질로 돌아가 직물 가게 주인과 결혼하고, 위험을 무릅쓴 적도 없으면서 남의 실패를 고소해하는 친구들의 험담이나 듣게 되겠지. 아니, 그렇게 돌아갈 수는 없다. 차라리 대양 위를 나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말 것이다. 참, 비행기 창문은 열리지 않지. 그건 정말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그 긴 여행을 하면서 신선한 바람을 쐴수 없다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면 난 여기서 죽겠다. 하지만 죽기 전에 삶을 위해 싸워보고 싶다. 혼자 걸을 수 있을 때,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갈 것이다.
(p.63:3~19)

롤로코스터, 그게 내 삶이다. 삶은 격렬하고 정신없는 놀이다. 삶은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는 것, 위험을 감수하는 것,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그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도 같다. 자기 자신의 정상에 오르고자 하고, 그곳에 도달하지 못하면 불만과 불안 속에서 허덕이는 것.(p.70:5~9)

그리고 오늘 당장 시작해. 오늘 저녁 어떻게든 남자를 물어. 그냥 집에 돌아가게 되면, 넌 이 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거고, 그러면 두번 다신 이곳에 발을 들여놓을 용기가 나지 않을거야.(p.93:15~18)

"하룻밤? 마리아, 과장을 해도 정도껏 해야지. 그건 사십오 분 정도에 불과해. 아니, 옷 벗고, 예의상 애정 어린 몸짓을 하고, 하나마나한 대화 몇마디 나누고, 다시 옷 입는 시간을 빼면, 섹스를 하는 시간은 고작 십일 분밖에 안 되잖아."
11분. 겨우 11분을 축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었다.(p.117:12~16)

그랬다. 그건 모험이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직접 모험을 벌이기보다는 텔레비전에서 끊임없이 틀어주는 영화들을 통해 모험을 구경하길 더 좋아했다. 어느 누구도 감히 입밖에 내지 못하는 금지된 낱말이긴 했지만 그녀가 찾고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p.120:13~17)

내가 지금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거야? 사랑한다면,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각자가 느끼는 것은 각자의 책임일 뿐, 그것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나는 사랑헀던 남자들을 잃었을 때 상처를 받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오늘, 나는 확신한다. 어느 누구도 타인을 소유할 수 없으므로 누가 누구를 잃을 수는 없다는 것을.
진정한 자유를 경험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소유하지 않은 채 가지는 것.(p.122:13~21)

불행의 연속인 이 세상에서 행복한 하루는 거의 기적에 가까우니까.(p.152:12~13)

그는 남자다. 그리고 예술가다. 그는 알아야 한다. 인 간 존재의 목표는 절대적인 사랑을 이해하는 것이고, 사랑은 타인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속에 있다. 그것을 일깨우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하지만 그것을 일깨우기 위해 우리는 타인을 필요로 한다. 우리 옆에 우리의 감정을 함께 나눌 누군가가 있을 때에야 우주는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p.155:8~13)

그러지 말아요. 일주일 동안 기다려요. 기다리는게 제일 힘든 일이에요. 난 그 기다림에 익숙해지고 싶어요. 당신이 내 곁에 없어도 당신이 나와 함께 있다는 걸 느끼고 싶어요.(p.176:3~5)

누구나 사랑할 줄 안다. 그것은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법을 다시 배우고 기억해내야 한다. 단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모두 지나간 감정들의 불길 속에서 활활 타오르고, 기쁨과 고통, 추락과 회복을 다시 살아내야 한다. 새로운 만남들 뒤에 존재하는 운명을 알아볼 수 있을 때까지.(p.183:13~18)

삶은 때때로 아주 인색하다. 새로운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한 채 며칠, 몇 주, 몇 달, 몇 년이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그러다 한 번 문이 열리면, 랄프 하르트를 만난 마리아처럼, 그렇게 열린 공간으로 봇물 터지듯 많은 것들이 쏟아져들어온다. 한순간 텅 비어있다가, 다음 순간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 이상의 것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p.185:1~6)

욕망은 당신이 보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에요.(p.209:8)

삶을 통해 누군가를 소유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얼마나 헛된 일인지,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는 걸, 마리아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질투는 어쩔수 없는 것이었다. 질투에 대한 거창한 이론을 갖고 있고, 그것이연약함의 증거임을 아무리 잘 알고 있는 사람도 그러한 감정을 결코 억누르지 못할 터였다.(p.222:16~21)

서로 사랑하자, 그러나 소유하려 들지는 말자.(p.271:10~11)

남자들 역시 여성적인 부분을 가지고 있고, 누군가를 만나기를,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를 갈망한다.(p.271:19~21)

난 늘 미래를 계획하면서도 현재에 덜미를 잡히지.(p.283:14)

세상의 모든 언어에는 똑같은 속담이 존재합니다. 눈이 보지 못하는 것은 마음도 느끼지 못한다는 속담이죠. 그런데 전 전혀 그렇지가 않다고 감히 단정합니다. 우리가 억누르려고, 잊어버리려고 하는 감정들은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마음에는 더 가까이 다가옵니다. 우리가 유배중이라면, 두고 온 집과 고향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려고 애쓸겁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 있다면,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 한명 한명에게서 그 사람을 떠올릴 겁니다.(p.299:8~15)

우리는 '봄이 좀더 일찍 찾아온다면 더 오래 봄을 즐길 수 있을 탠데'라고 말할 순 없어요. 단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뿐이오. '어서 와서 날 희망으로 축복해주기를, 그리고 머물 수 있는 만큼 머물러 주기를.'(p.34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