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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08 게임개발 - 개발의 권위 혹은 카리스마
게임개발 - 개발의 권위 혹은 카리스마
게임을 개발하다보면 게임의 디자인 방향을 두고 개발자들간에 눈에 띄는 알력이 생기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미적감각, 재미의 기준에 대해 나름대로의 이유를 가지고 있으므로 개발도중에 이런 방향이 한번 충돌하게 되면 여간 곤란한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이 개발초기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어느정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도중에 '나는 이런 게임 도저히 못봐주겠다!'라고 배를 까고 드러눕는 개발원이 나오면 참으로 난처해진다. 사실 이런 상황은 개발프로세스의 문제라기보다 조직의 진행에 동조하지 못하는 '개인의 문제'로 볼 수 있겠지만 문제를 만든 그 한 사람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법이 어디에 있는가? 나는 오히려 이런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개발이 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 글은 내가 보고 겪은 여러 프로젝트에서 느낀 바를 통해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마음가짐으로서 삼기위해 적는 글이다.

나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남을 만족시키기 힘들다.
게임을 만드는 과정속에 그 게임을 가장 최초로 접하게 되는 사람은 그 게임의 제작자 들이다. 자신이 재미있어야 그 안에 더욱 발전된 내용과 더욱 재미있는 요소를 넣을 수 있지 마지못해서 위에서 시키니까 이거아니면 먹고살거도 없다싶어 마구 만들어내는 게임은 열에 하나도 만족시키기 힘들꺼다. 우선 자신이 만족하는 게임을 만들어야 게임이 재미있어진다. 설사 재미없는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자기가 나서서 그것을 재미있게 만들어버리면 된다. 우선은 자신을 먼저 만족시키자.

재미라는 것이 과연 무엇이관데?
김국환씨의 노래 '타타타'중에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라는 선문답이 있다. 예상해보건데 재미라는 것은 이런게 아닐까. 재미라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웃음'이라는 감정표현이있다. 웃음은 어떠한 상황에 대해 경험적인 내용을 되새겨 드러내는 2차적인 표현으로 인간만이 가진 특징이라는 것은 많은 석학들에 의해서 얘기된 바가 있다. 즉, 경험이나 예상할 수 없는 표현이라면 웃을래야 웃을 수가 없다는 것. 이 웃음이라는 감정을 인간끼리 공유하기 위해선 서로가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 그 경험은 언어일 수도 있고 문화일 수도 있는 것이고 여기에 다양한 조건이 융합하여 '웃기는'감정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상대방이 아무것도 모르는 나만이 아는 우스갯소리를 해봤자 상대방이 웃어주지 않는 것, 게임의 재미라는 건 이런점에서 더욱 '공통된 경험'의 요구가 절실하다.

누구의 목소리를 들어줘야 되나.
자 그러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저마다 자신의 재미를 내세우며 게임의 재미를 두고 각 개발파트(혹은 개인)간에 서로의 목소리를 높이는 지경이 왔다. 이제는 누구의 목소리를 들어줘야 될까? 모두의 목소리를 들어주는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그러자면 프로젝트 일정을 연장해야 되고 좀더 많은 리소스, 변경에 따른 지연시간으로 비용이 늘어난다. 당신이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나가는 사람이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개발사공 집단산행 예방법
우선은 이런 상황을 예방하는 방법이 있다. 게임의 의미를 처음부터 자세하게 설계하고 그 안의 내용을 모두가 합의하여 미리 규정시켜 놓는 방법이다. 군말하는 놈은 이 합의된 사항으로 찍어누르면 된다. 두말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기로는 좋은 방법이지만 인원은 수시로 바뀔 가능성이 있고 게임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게임제작의 진행이 합의한다고 문제가 모두 해결되기는 힘들다. 그러나 적어도 프로젝트 초기에 대다수의 인원이 공감하는 그리고 좀더 확실한 게임의 진행을 미리 합의해놓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개발초기에 정확한 게임내용을 팀원들과 공유하여 그 게임 내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미리 합의해보자.

- 개발헌장 -
프로젝트 초기에 목표하는 내용에 대해 스스로 부여하는 달성목표를 정의하는 것, 개발이 혼선이 오게 될때 그 선택기준이 된다.
[헌장예시] 우리게임은 RPG게임이다. 우리게임은 멀티플레이 중심이다. 우리게임은 다양한 유저층이 축적되어야 한다.
예2) 게임 도중 방향을 슈팅으로 변경하자 -> 기본방향에 위배되므로 다시 생각하라. 정말 재미있는지에 대한 예측은 헌장 작성시에 확정해놓아야 한다.
예3) 멀티플레이에 대치되는 솔로플레이컨텐츠가 필요하다 -> 멀티플중심에서 벗어나므로 우선순위를 미루자


반란, 모반, 합종연횡, 집단항명, 정치공작
그러나 아무리 확실한 기준을 잡았다고 해도 가지는 바람에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양상도 다양하게 드러난다. 개인적인 불만에서 집단적인 반항, 회사에서의 압력, 심지어는 유저들과 연합하여 공격해오는 개발자까지... 이 수많은 사람들을 다 적으로 돌려가며 싸워야 되는 사람, 그는 누구일까.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목표로 하고 여러 목소리를 아울러서 하나의 돌파력으로 집중시켜야 되는 사람은 누굴까. 그는 바로 '게임디렉터'가 될 것이다.

디렉터가 가져야 되는 개발의 권위
디렉터의 권위는 다소 독재적이여야 한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사람의 의견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론은 하나여야 한다. 그것의 선택권을 놓고 많은 개발진들이 파워싸움만 하다가는 프로젝트는 도중에 반파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찍어누르고 불만이 있더라도 한곳으로 밀어붙이는 것, 이것이 디렉터에게 필요한 능력이며 앞서 언급한 개발의 위대한 권위, 즉 카리스마이다.

개발의 권위, 카리스마는 어떻게 만드나
게임을 사랑하자. 단순히 사랑하는게 아니라 미치자. 이 게임은 재미있어 재미있어 재미있어~ 하고 세뇌하는 게 아니라 하나에서 열까지, 그리고 그 안의 시시콜콜한 재미까지 모두 사랑할 수 있는 그래서 '아 재미있어서 미치겠다' 라는 감정이 들때까지 게임을 사랑하는 인간이 되자. 지성이면 감천이라 자기가 게임을 사랑하는데 사람인들 안 넘어가겠나.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이야 말로 정말 자기가 사랑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게임을 만들자,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에 동조하는 개발자, 팬을 많이 확보하자. 오랜 경험을 통해 얻어진 든든한 동료, 그의 게임을 사랑하는 수많은 유저가 존재하면 자연히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탕에 큰 힘을 쏟아넣을 수 있다.

( 오랜 경험, 원군없이 개발권위를 획득하는 방법은 없냐고? 로또에 당첨되어서 돈빨로 밀어붙여보라. 그러나 그런다고 과연 재미있는 게임이 나올 수 있을까?)

개발은 수도하는 마음으로
내가 원하는 게임, 내가 만들고 싶어하는 게임이 재미있는건 누구보다 내 자신이 잘 안다. 그러나 자신의 재미가 곧 남의 재미라고 단순하게 대입할 수는 없는 일, 자기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전에 먼저 유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같이 일하는 동료의 마음을 포섭하자. 그것이 포섭이든 세뇌든 공작이든 하나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차츰차츰 자기편을 만들자. 그리고 그들을 모아 '이 사람은 재미에 있어선 확실해', '이 사람이라면 믿고 가도 되겠다'라는 얘기를 듣게 되는 지경이 되면 자연히 개발의 권능은 일어서게 되어 있다. 거기에 더불어 여러 프로젝트 진행을 통해 얻은 직위와 경력이 더해져 있다면 당신은 이미 '위대한 게임개발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거다. 그때까지는.... 닥치고 게임만들자.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말이다.

위대한 디렉터 미야모토 시게루
그가 만드는 게임은 탁월하다. 그는 어째서 위대한 개발자인가? 이 글을 처음으로 올려 다시금 하나씩 읽어보자. 그러면 그가 왜 위대한 디렉터이고 권위있는 개발자인지가 드러난다. 수퍼마리오, 스타폭스, 마리오카트, 동물의 숲, 젤다의 전설, 이런걸 만든 사람이면 무엇을 하더라도 믿음직하다. 우리나라에 이런 사람이 아직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현실을 탓하지 말고 닥치고 게임만들자.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만들자. 그리고 한국의 미야모토 무사시시게루가 되자. 그래서 전세계의 게이머에게 사랑받자. 나의 인생은 애초부터 게임을 만드는 자체에 있었지 게임으로 부자되는게 아니였다.

출처 : 글로리네 정신병원 ㅡ3ㅢ/( http://psygnus.egloo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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