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Flaming Nairrti Astray II

사람들은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게임 디자이너는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라며 현재 개발중인 프로젝트에서 어떤 방법으로 게임을 개발해야 하는지를 물어본다. 하지만 게임 개발이라고 하는 거대한 테두리를 놓고 어떤 방법적인 면에서 취할 수 있는 것은 '셀 수 없이' 많고, 모든 게임 디자인의 요소(element, content)는 서로 연관되어 있어서 하나를 취할 때 주변 다른 요소들과 관계에 의해 효과가 변하기도 하기 때문에, 딱히 어떤 선택이 옳다를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다.

이것은 마치 앞뒤 문맥이 없이 "환율은 높은 것이 나쁜 건가요"라고 묻는 꼬마 아이의 질문과도 같은 거다. 경제 상황에 따라서 국내외의 상태에 따라서 환율이 높은 것이 유리할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으며, 그 '높다'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도 또 다를 수 있다. 환경 변수들을 서로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어디가 기준선인지 거기서 얼마나 높은 것이 '높은' 것인지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물론 현재의 환율이 높다 낮다를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대충 떠오른 예니까, 대충 비유를 흘려듣고 넘어가자. 다만 요즘 환율이 달러로 게임을 구입하기엔 너무 높다는 건 맞다.)

그래서 이 블로그 뿐만 아니라 어떤 공간에서던 '이런이런 상황에는 이렇게 설계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임마다 어떻게 만드는지 옳다 그르다의 방법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같은 요소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그리고 환경 요소가 어떻게 다르냐에 따라서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꼬집어 이렇게 만드는 것이 좋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미 출시된) 이 게임에서는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겠는가'에 대한 사례연구는 이런 질문에 적절한 해답이 될 수 있다. A라는 게임 요소를 놓고 여러 게임들이 같은 요소를 도입하고 있을 때, 이를테면 경험치와 레벨이라는 요소를 놓고 보자면 우리는 각 게임들이 지나치게 넓은 레벨 범위(level range)를 가진 경우와 지나치게 좁은 범위를 가져 레벨이 너무 빨리 오르는 것을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두 게임들의 주변 요소들 - 컨텐츠의 소모 속도와 플레이어의 노동, 투자 시간 등 - 을 비교하면서 이것이 얼마나 넓게 잡혀있는지 얼마나 좁게 잡혀있는지를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선배 개발자인 김동은氏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우문에는 우답이 따르고, 현문에는 현답이 따른다'. 이 말은 온라인 공간 안에서 답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말이다. 특히 게임 디자인의 문제를 가지고 그 답을 온라인 공간에서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꼭 기억해야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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