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강의를 듣거나, 훌륭한 선배나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또는 "너 외롭구나" 같은 책을 보고 읏샤~! 하는 기분이 드는 것, 그래 좋아. 나도! 하는 각오를 하는 것.
그런 것으로 자신이 뭔가 달라졌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생각, 각오, 각성만으로도 뭔가 '했다'고 착각하고, 스스로 대견해하며 이전의 게으름과 나태함에 대한 자책까지 덮어버리고 비로소 한 며칠 또 편하게~ 새로운 마음으로 빈둥거릴 수 있게 되는 것뿐이다.

그러다 또 죄책감 같은 것이 쌓여서 편하게 빈둥거릴수 없게 되면 형식적인 고해성사가 반복되듯이, 또 자기계발서 따위를 보고 반성하고, 마음을(마음만) 다잡고 읏샤! 그래 내일부터 새롭게!!
그러고는 기껏해야 무슨 학원이나 요즘 유행하는 인문학 강의 같은 것 하나쯤 등록해주고

그러고 다시 또 그 알리바이로 마음 편히 한철 빈둥거리는 생활의 반복일 뿐.
실제로는 변화를 위한 아주 작고 쉽고 돈도 들지 않는 일조차도 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조금 더 일찍 일어나는 것, 매일 방 청소를 하고 가사를 돕는 것,
술과 담배와 게임과 그 박에 시간을 뺏는 무익한 일들을 멀리하는 것,
가족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을 당장 다시 읽는 것 등등.
사실은 정작 해야 할 저런 시시하고 귀찮은 일을 하지 않으려고
더 큰 포부를 계획하며 이런저런 학원에 등록하고
정치비판이나 터무니없는 음모론 다위에 정의의 사도인 양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인생은 왜 이리도 교활한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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