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출처 : Gamasutra - News - GDC : Learn From World of Warcraft's Quest Design Mistakes
2차출처 : 루리웹 - [ETC] WoW 前수석개발자, 퀘스트 디자인의 실수와 교훈

제프리 카플란(Jeffrey Kaplan)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의 퀘스트 디자인을 하면서 몇 가지 실수를 했으며, 거기에서 교훈을 배웠다고 한다.

WOW의 전 수석 디자이너였던 그는 현재 블리자드의 미공개 차기작을 맡아 일하고 있다. 그는 2009년 게임 개발자 회의(GDC;Game Developer Conference)에 참석해, 'WOW에서의 의도된 게임 플레이(Directed Gameplay Within World of Warcraft)'라는 세션에서 토론 시간을 가졌다. 이 세션에서 그는 주로 퀘스트 디자인과 관련해 저질렀던 실수와, 여기에서 배운 교훈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래는 게임 개발 전문 매체 Gamasutra에 보도된 토론 내용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크리스마스 트리 효과

크리스마스 트리 효과에 대해 카플란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는 퀘스트가 많은 지역에서 퀘스트를 승인하고 나면, 미니맵이 퀘스트 표시 때문에 크리스마트 트리처럼 빛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때 생기는 문제점은 디자이너들이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재미있는 경험을 하도록 유도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경험들이 일직선 혹은 기차 선로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거나 선택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플레이어들이 좀더 좋은 선택을 하게 해주고 싶을 뿐입니다."

문제는 플레이어들이 지금 무슨 내용을 진행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닥치는 대로 퀘스트를 쓸어담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게임은 더 어려워지고, "만들어진"것 처럼 보이게 된다.

너무 길어서 읽지 않음

이는 퀘스트 디자인에 대한 문제인데, 블리자드에서는 퀘스트 내용을 약 한글 255자(영문 511자)로 제한하고 있다. 카플란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글을 쓰고자 하는 열정을 이렇게 묘사한다. "우리들 중 비디오 게임 텍스트를 쓰는 누구라도 겪는 실수입니다. 겉으로 표현하자 마자, 사람들은 모두 우리가 너무 자기 세계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글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 하는 유저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때때로 우리 게임도 그렇지만, 너무나 많은 게임들이 자신이 아닌 모습이 되려고 하는 모습은 안타깝습니다. 예술, 문학, 드라마, 영화, 노래는 모두 일정한 맥락 안에 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게임 속에 빌어먹을 책 쓰는 일을 그만해야 하는데, 왜냐하면 아무도 그것을 읽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미스테리

카플란은 좀더 복잡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퀘스트 디자인에 있어 "미스테리"같은 막연한 개념을 집어넣는 것 말이다. 이는 대단히 구체적인 결과를 낼 수가 있다.

"때때로 제가 이것을 망쳐버리곤 합니다." 카플란이 고백했다. "이는 미스테리가 들어 있는 이야기가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미스테리가 문제되는 이유는, 미스테리는 절대 플레이어들이 해야 하는 행동에 들어가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퀘스트 철학은 심지어 미스테리가 들어있다 해도, [숲 속에] 뭔가 나쁜 것이 있다. 가서 밝혀내가.' 라는 식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에 가서는 '이놈을 죽이고, 아이템을 가져와라'라는 식으로 되어야 합니다. 심지어 유저가 [따로 웹사이트나 자료를 사용]하는 성격이 아니더라도, 내키지 않지만 퀘스트 설명에서 [해답]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연계 퀘스트의 배열이 좋지 않음

카플란은 그런 퀘스트 디자인이 명백히 끔찍하다고 느낀다. "우리는 플레이어들에게 신뢰를 잃습니다. 게임 개발자로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신뢰를 쌓아 유저들을 재미있는 경험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유저가 레벨이 낮아 당장 수행할 수 없는 퀘스트나 잡을 수 없는 몹을 만나자 마자, 우리는 신뢰를 잃습니다.

좋지 않은 흐름

카플란은 퀘스트의 흐름도를 보여주었는데, 한번에 몹을 4마리 잡은 다음 다시 한번에 아이템을 4개 수집하는 퀘스트였다. 그가 말하기를 이는 좋지 않은 디자인인데, 다음 번 패치에서 다시 설계될 거라고 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만약 가능하다면, 일반적이지 않은 (그러면서도 만들다 만 쭉정이가 아닌)요소도 포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유연성을 지니면서도 언제나 되돌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수집 퀘스트에서의 실수

"저는 수집 퀘스트들이 망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종종 수집 퀘스트를 엉망으로 디자인하긴 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좋지 않은 흐름
- 퀘스트 몹 밀도와 관련된 이슈
- 한 가지 아이템을 너무 많이 모아야 함
- 다양한 아이템을 모아야 함

"WOW같은 게임을 플레이 하는 플레이어들이 겪어야 하는 세금 같은 것 중 하나는, 인벤토리 관리입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플레이어들은 가방 안에 무엇을 넣을 지 결정을 해야 합니다."

내가 왜 이따위 것들을 수집하고 있나?

"당신은 결코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만든 누군가를 떠올리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플레이어들이 자기 자신만을 생각했으면 하고 바랄 것입니다." 아이템을 수집하는 것은 때때로 극도로 강압적이고 무의미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수집하는 행위가 스토리에 영향을 끼친다면, 더 좋은 효과를 불러올 것입니다. 환호할 만한 순간이 있기만 하다면, 당신이 [플레이어들을] 어떤 과정에 몰아넣어도 좀더 순응하게 될 것입니다.

"짜증나는 노가다"는 아이템 수집 퀘스트에서도 문제가 됩니다. 리치 킹에서 WOW는 향상된 확률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수집퀘스트의 대상이 되는 몹은 모두 퀘스트 아이템을 100%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플레이어가 그 몹을 몇 마리나 죽여야 아이템을 얻는지에 대한 향상된 시스템을 사용하며, 계속 추적합니다."

비록 숫자들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시스템을 수치화하면 다음과 같다. : 몬스터를 처음 잡을 때에는, 아이템을 얻을 확률이 16%이다. 두번 째는 32%, 세번 째는 48%, 그리고 결국에 100%가 된다. 하지만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좋은 노가다 까지 묻혀버릴 수 있습니다. 기본 드랍율을 더 높혀야 합니다."

질문과 답변

퀘스트 테스트에 대해 묻자 카플란은 모든 스튜디오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히 블리자드에서는 모든 디자이너들이 반드시 게임을 해 보아야 한다고 답했다.

"플레이 테스트는 누군가 게임 내에 추가할 때마다 시작됩니다."

어떤 질문자는 왜 그가 WOW에 접속할 때마다 10분 동안 세계를 날아다니냐고 물었다.

카플란은 이것이 초보 디자이너 시절의 흔적이라고 설명한다. "진짜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오리지널 컨텐츠를 보고 불타는 성전과 비교한 다음, 다시 리치 왕의 분노 컨텐츠와 비교한다면, 리치 왕의 분노는 우리가 가고싶어 하는 방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오래된 퀘스트들이 개선될 계획이고, 여행 시간은 점점 단축될 것입니다. 게임이 발표되기 전에, 우리의 철학은 플레이어들이 이 크고 아름다운 세상을 좀 더 여행하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을 너무 멀리 보내는 우스꽝스러운 퀘스트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후에 이것들을 "경로 유도" 지침에 따라 재설계했습니다."

누군가 카플란에게 출시일에 대한 공식 지침이라던가 플레이어의 지루함 척도가 있냐고 묻자, 카플란은 이렇게 답했다 "전투만큼은 확실히 지침이 있습니다. -- 우리는 전투가 1분 정도 지속되길 바라며, 그리고.... 지금은 조금 빠릅니다.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다릅니다

PS: 수석개발자 왈 ...

수집퀘 내가 왜하고 있는지도 몰라 ..(동감)

:
"우리는 버지니아 공대 사건 같은 비극을 사려깊게 다룬 게임을 만들 필요가 있다."

퍼쉐이시브 게임즈(Persuasive Games, 설득하는 게임)의 공동 설립자인 이안 보고스트(Ian Bogost)는 가마수트라에 기고한 컬럼을 통해 게임 업계가 좀 더 당당하게 비극적인 사건을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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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스트는 먼저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을 다뤄서 논란이 되었던 'V-Tech 램페이지'(Rampage, 이하 '램페이지')를 언급하며, 그 비극에 대한 표현과 뒤이은 제작자(라이언 램본, Ryan Lambourn)의 행동이 너무 어리석었음을 지적했다.

'램페이지'는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의 범인 조승희를 직접 조작하여 학살을 실행하는 게임으로, 전방위에서 비난을 받은 바 있으며, 최근 미국에서 추진되는 게임 규제의 법제화의 한 원인이 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그 이후에 제작자가 게임을 웹사이트에서 내리는 대가로 자신에게 기부금을 모아줄 것을 요구해 더 큰 논란이 되었다. 제작자는 얼마 되지 않아 농담이었다며 그 요구를 철회했다.

보고스트는 '램페이지'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소개하며, 이 게임은 이전에 비슷한 논란을 불러왔던 대니 레돈(Danny LeDonne)이 제작한 '슈퍼 콜럼바인 대학살 RPG'(Super Columbine Massacar RPG, 이하 '콜럼바인 RPG')와는 차이가 있다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콜럼바인 RPG'가 (사건의 범인인) 에릭 해리스와 딜런 클레볼드의 삶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사건을 남에게 인정받지 못 한 복잡한 두 영혼에 의한 비극으로 묘사한 반면, 램페이지는 학살 행위와 그 동기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콜럼바인이 살인을 RPG 형식으로 묘사를 한 것에 반해, 램페이지는 빠른 손놀림으로 트리거를 당길 것을 장려하고 있다.

또한 레돈('콜럼바인 RPG'의 제작자)이 사려깊고 설득력있게 그의 게임에 콜럼바인이 그의 인생에 미친 개인적 영향을 접목한 반면에, 램본의 게임은 그를 무책임하고 문제가 많은 사람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본문 중에서)

그러나 그는 게임 업계가 이 게임('램페이지')을 무시하거나 모른 체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데니스 맥컬리(Dennis McCauley)가 '콜럼바인 RPG'에 대해 쓴 글의 일부를 소개했다.


"…레돈이 '콜럼바인 RPG'를 만든 목적이 뭐든 간에...그것이 업계에 좋은 일은 아니다. 게임 퍼블리셔는 '콜럼바인 RPG'를 만든 사람이 자기들과 같은 족속이 아님을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왜? 왜냐하면 업계가 콜럼바인 사건으로부터 이익을 얻으려한다는 인상은 업계에 별로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레돈이 직접 만든 예술 프로젝트와 수백만 달러가 든 상업용 게임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 한다."
(저자가 인용한 데니스 맥컬리의 컬럼 일부)


보고스트는 ERSB(미국 게임계의 자율 심의 기구)의 정체를 잘못 알고 있는 유타 주 의원을 증거로 맥컬리의 말에도 일리가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골치아픈 문제를 다룬 게임을 피하고자 하는 업계의 일반적인 사고가 더 비겁하며, '램페이지'가 비극을 단순하고 부주의하게 다룬 사례라면, 스스로 사려깊고 세심하게 다루는 예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게임 업계가 버지니아 공대의 비극을 다룬 게임을 만드는 일에 도전할 것을 제안한다. 성찰의 가치가 있는 게임, 사건의 잔인함 만큼의 절망감을 포착한 게임, 심지어는 대중을 불편하게 할지라도 그들이 존경을 표할 수 있는 게임 말이다. (본문에서)

그러면서 그는 어떻게 해야 문제를 정중하게 다룰 수 있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무수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조승희를 만나고도 살아남은 교수들과 그에게 권장되었던 정신 치료, 그런 사건이 일어나게 만들었거나 저지했던 학교의 정책들, 조승희의 문제를 종교에 대한 믿음으로 해결하려 했던 그의 가족, 언론에 조승희가 자꾸 '한국의 살인마(South Korean Shooter)'로 등장하는 이유와 콜럼바인 사건의 두 사람은 '백인 살인마(Causcasian Shooter)'라고 불리지 않는 이유. 그리고 캠퍼스의 보안 문제. 대학 같은 열린 환경에서 어떻게 사람들을 보호할 것인가? 그렇다면 그 비극 속에서 누구의 목숨이 더 중요한가? 학생 아니면 교수? 직원 아니면 일꾼? (본문 일부 요약)

한국의 입장에서 게임을 만든다고 한다면, 사건 초기의 한국 언론과 대중의 반응에 대한 게임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어서 보고스트는 이러한 게임이 메이저 게임 회사를 통해서도 만들어질 수도 있음을 주장한다. 그는 콘 에어, 나쁜 녀석들, 코요테 어글리와 같은 영화들이 비극을 다룬 플라이트 93, 엘리펀트, 뮌헨 같은 영화와 같은 선반에 놓여있는 것의 예를 든다.

사실 우리는 게임이란 매체에 무수한 편견과 의혹과 두려움을 달고 있는 의견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매체라 해도 민감한 일을 가볍게 표현할 경우 큰 비난을 받게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 매체의 문제가 아니라 작가의 문제이다.

콜럼바인 RPG의 제작자 대니 레돈은 한 블로그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사람들이 '콜럼바인 RPG'를 보고 홀로코스트나 9/11 사태에 대한 게임을 만들겠다고 한다면, 그들은 완전히 잘못 짚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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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콜럼바인 대학살 RPG

말하자면, 그가 게임에서 의도한 것은 '콜럼바인 고교 사건'이라는 소재가 아니라 그 사건을 다룸으로서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인 것이다. 이안 보고스트의 컬럼에서 그가 말하는 비극을 다룬 게임 역시 소재에서 충격을 주는 게임이 아니라, 그것을 말하는 진정성이 담긴 게임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안 보고스트가 컬럼을 끝맺는 말에도 잘 나타나고 있다.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고급 렌더링 기술이나 대단한 입력 장치, 혹은 업그레이드된 물리 미들웨어가 필요하지는 않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비극적인 사건을 이치에 맞도록 최선을 다하여 우리의 미디어에 담을 결심을 하는 것이다. (본문에서)

우리는 매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소재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지만, 그것에 진정성을 담아 표현할 필요가 있다.

출처 : 경험주의자의 유전자 :: 우리들의 비극을 위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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